멋쟁이 바보(최광식) 수필집

『예순, 내 인생 나도 잘 몰라』작가의 말

멋쟁이 바보, 최광식 2024. 3. 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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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내 인생 나도 잘 몰라

작가의 말

 

 

 

돛이 없는 배가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듯 목표 없이 헤맨 시절이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몇몇 해가 지났다. 어느 날, 법정 스님의 어록이 떠올랐다.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그래 너는 네 세상 어디쯤 와 있느냐?”

 

지금 나는 어디쯤 와 있을까? 예순이 넘어서도 이정표를 잊어버리고 방황하고 있지는 않을까? 부질없이 살아버린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훨씬 적다는 것을 알았을 때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 놓아야 할 때 놓지 못하면 삶은 추하게 된다.

쉼 없이 흘러온 세월 어느새 예순으로 몰고 왔다. 이순(耳順)’은 순리대로 이해하고 경청하면서 동시에 ()’라 하여 사람을 지시하고 세상을 경영하는 시기이다.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그것이 순리며 조화(造化). 인간만이 잊고 있지는 않은지? 나에게 되물어본다.

힐링은 공감과 위로를 통하여 자신을 긍정적으로 만들고 맑고 순수하게 하여,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세심(洗心) 하는 시간이다. 그동안 쌓아온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건강한 가운데 사회 각 분야에서 사회에 필요한 일원으로 나눔을 주고 봉사함으로써 기쁨을 찾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적 존재가치를 만끽하며 충만하게 사는 것이 이순(耳順)’ 이후의 삶이라 생각해 본다.

그래 너는 네 세상 어디쯤 와 있느냐?’ 아직도 일과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아등바등 한숨 쉴 시간도 없이 생활하는 모습을 본다. 오욕과 허영에 쌓여 추하게 보이는 모습이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비친다.

 

힐링을 위하여 글을 쓰기로 했다. 어느 날, 막연한 생각으로 원주시립 중앙도서관을 찾았다. 무엇인가 돌파구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글 샘을 만났고 회원과 최광철 작가님을 만났다. 더는 방황하지 않았다.

글을 쓰려니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문장을 쓰려하니 머리가 먼저 굳어버린다. 특히, 느끼는 감정을 글로 옮기는 것은 더더욱 어려웠다.

글의 소재는? 생활경험, 자연관찰, 인간성, 사회현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제안에 관하여 써 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작가 고가 후미타케는 머릿속에서 뱅글뱅글돌아다니는 생각을 말이 되는 언어로 번역한 것이 글이다.”라고 말하면서 쉽게 글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작가의 말처럼, 머릿속에서 뱅글뱅글 돌아다니는 생각을 무작정 꺼내어 써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한 줄 쓰는 것조차도 할 수가 없었다.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계속해서 썼다. 수없이 반복하다 보니 문장이 되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충만해지기 시작했으며, 글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겁 없이 일을 저질렀다.

2020년 신협과 여성조선에서 실시한 어부바란 주제의 공모전이 있었다. 나는 수필 부분에 응모하였고, 처녀작이 입선하게 되었다.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자신감은 용감하게 만들었다. 용감함이 수필집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갓 알에서 깨어난 햇병아리다. 햇병아리는 풋풋해서 귀엽고, 상큼하고, 앙증맞다. 내 글은 햇병아리다. 정제되지 않고 거칠지만 때 묻지 않은 귀염둥이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꾸밈없이 순수한 감정을 글로 써서 쏟아냈다. 부끄럽고, 감추고 싶었던 것을 끄집어내어 알리기로 했다. 사랑하는 이에게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글로 써서 전달했다. 이 모든 것은 아름다운 진주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은 내일의 오늘이 되듯, 현재와 과거와 미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유기적인 관계다. 오늘 라는 사람의 행동과 가치관은 지난날의 내 경험과 지식과 환경에 뿌리박고 있다.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도망치거나 무시하는 행동은 결코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 글은 모든 것을 만족하게 한다.

글 쓰는 것은 내 삶의 의미가 되었다. 인간 욕구의 최고단계인 자아실현의 목표는 행복이다. 글을 쓰는 순간은 더없이 행복하다.

 

이 글은 그동안 나를 있게 해 준 큰형님이신 최기식 작가님과 가까운 거리에서 지도해 주신 최광철 작가님, 글샘 회원님, 이영옥 작가님, 이균형 스승님에게 드립니다. 특히, 고향에서 물심양면으로 성원해 주신 형제자매 내외분에게도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202110

최광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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